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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양귀자 <모순> (스포 주의)

밍MING밍 2025. 7. 21. 19:40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 된다.


책을 덮고 떠오른 문장은

평온한 권태로움, 그 고통(이모)과 강퍅함에서 강렬하게 피어나는 생의 의지(엄마). 삶의 그 모순에 대해

라는 문장이었다.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던 책인데 한참을 책장에 꽂혀있었다. 책 아래에 찍혀있는 구매 날짜를 보니 2019년이었다. 마음먹은지 6년만에 펼친 책. 운동 오가면서 버스에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술술 읽혔다. 날이 더워져서 한 일주일 내비두다가 또 순식간에 읽음 마음먹으면 이틀이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내용 자체가 신선하거나 참신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한 여자가 두 남자 사이에서 저울질 하는 내용임. 그 저울질 하는 이유가 삶의 모순 때문이라는 이야기이다. 근데 이제 작가의 문장력이 내 머리채를 잡고 끌고감. 미친 필력임..

 

주인공인 안진진이라는 캐릭터는 시니컬하지만 계산적이고 본신이 말한 것처럼 삶의 부피가 얇다. 25살이 가진 삶의 경험이란 그런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주인공보다는 '관찰자'나 '화자'라고 생각하고 읽었다. 진정한 주인공은 엄마와 이모라고 생각함. 안진진이 삶의 모순을 알게되는건 이모와 엄마, 아버지와 이모부의 삶을 통해서 알아가는 것이므로.

 

개인적으로 안진진이 나영규를 선택한 것이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순리라고 생각함. 그녀는 낭만을 사랑하고, 그래서 억척스럽게 사는 어머니에 대한 존경보다는 사라진 아버지를 더 그리워하고 사랑함. 그리고 우아하고 고아하게 살아가는 이모에 대한 동경과 애정을 숨기지 않음. 아버지가 중풍과 치매라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나타나지 않았다면 아버지를 닮은 김장우를 택했을텐데 아버지의 비참한 말로가 그녀의 낭만을 깨부신 거라고 생각함. 어쩌면 닥칠지 모를 낭만없는 불행까지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무의식 중에 생각했을듯.

 

작품에 '착하다'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김장우가 안진진에게, 안진진이 이모에게 '착하다'고 표현하는데 그 표현의 의미와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질 못하겠다. 대충 '좋아해'라는 뜻을 상대에 대한 칭찬으로 둔갑해서 표현하는 걸까.. 하지만 결국 대상에 대한 얕은 이해를 보여준거라고 생각한다. 그 '착하다'는 말 조차 모순인 거지. 안진진은 김장우에게 솔직하지 않았고, 이모 또한 안진진에게 모든 걸 알려주지 않았으니까.

 

개인적으로 진모의 순수한 허세나 엄마의 억척스러움이 오히려 좋았다. 안진진이 가진 이모의 낭만성에 대한 동경이나, 가정폭력범 아빠의 미화가 안진진을 헛똑똑이로 보이게 했으므로.. 안진진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모순덩어리인가..? 싶기도함. 나는 눈앞의 문제들을 직면하고 헤쳐나가는 강한 의지의 캐릭터들을 참 좋아함. 이모는 무덤같은 평온.. 이러지 말고 차라리 그 넓은 집에 텃밭이라도 길러보는게 어땠을까 싶다. 너무 공주처럼 사셨던 듯.. 삶의 재미가 없다니 그건 그냥 스스로 찾는 거임.. 그렇다고 언니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도운 것도 아니지 않나 노답형부편이나 들었지. 원래 나이브한 삶은 단순한 사람이 살아야 잘사는 거임 기생충의 사모님 처럼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는데 안진진이 김장우랑 여행가서 사랑을 깨달은 부분이다. 읽고 다시 읽어도 이해가 안감.. 왜..? 그게 무슨 느낌인지 그리고 왜 냅다 폭주해서 폭음을 해버린건지..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 그리고 그놈의 냄새나는 양말빨기.. 김장우는 형을 너무 사랑함 무튼 안진진과 김장우는 이해가 안감....

 

읽으면서 의문이 드는 점도있고 줄줄이 쓰면 쓸말도 많을 줄 알았는데 끝까지 읽고나니 크게 적을 말이 없었다. 독서기록은 그냥 따로 개인 노트에 손으로 쓰는데 그냥 블로그에도 올리고 싶어서 올려본다. 내 삶의 방향과는 좀 다르긴 하지만 작가의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예술이심.. 안 읽어 보신 분들은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