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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R. F. 쿠앙 <옐로페이스>

밍MING밍 2025. 10. 10. 16:51

 

고통을 말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

 

 

1. 저 메인 마케팅 문구는 지극히 작가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작가가 아니라서 크게 와닿는 문구는 아니었다. 사실 우리 모두 각자의 고통과 타인의 고통을 매일 말하고 있지 않은가?

 

2. 인스타 팔로우 중인 한 뮤직비디오 연출가가 너무 재미있다고 추천하는 글을 보고 충동적으로 구매-독서까지 했는데,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읽다가 나 또한 대중문화산업 종사자로서 꽤나 공감되고 이해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이 책을 한줄로 요약하면 '상업을 위한 창작을 하는 사람이 미쳐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 '옐로페이스'는 출판산업과 문화전쟁에서 벌어지는 우정과 배신, 창조와 표절, 예술의 상품화 등을 그려냈다." 뉴시스에서 낸 홍보문구의 짧막한 소개글에도 보이 듯이 내가 항상 일을 하면서 자아 충동처럼 느끼는 부분이 '예술의 상품화'인데, 이 '예술'의 부분이 늘 애매하다고 생각한다.

 

창작물은 관심을 받아야 생명이 불어넣어지고 의미가 발생한다. 그로부터 창작자 또한 창작동기와 창작 유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창작물이 대중의 관심을 받기까지 너무 많은 과정을 거친다. 관심을 받게하기 위해 많은 마케팅 비용과 과정이 들어가고, 창작물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숱한 편집-수정의 과정을 거친다. 본래의 의도와 변질되는 경우도 많으며 심한 경우 창작자와 연출가가 중간에 바뀌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제는 그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많은 이들의 손을 거친 대중 문화 창작물(영화, 드라마, 책 등)을 '예술'로 봐야하는 걸까? 그리고 그것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항상 가진다. 결국 '회사'에 귀속된 상품으로 남겨지는 걸까. 그게 가장 오래가는 방법같기도 하고, 결국 창작자들은 상업과 자본주의 구조안에서 탄생한 자신의 작품이 자신의 것만이 아님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고통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방법같다.

 

저자거 1996년생의 어린나이, 화자는 27세라는 설정이라 그 모든 혼란과 어리석음, 열등감과 질투, 죄책감과 나약함 등의 모습들이 이해가 갔다. 상황과 환경 스스로의 비루함을 못견디는 시기이지 않은가 다들. 비단 출판업계 뿐만 아니라 연예계, 영화계, 방송계, 미술업계 등등 창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씩 읽어봐도 좋을 거 같다. 

 

그외의 SNS의 반응들 미묘한 감정 변화와 주변인들의 견제 같은 섬세한 관계묘사도 잘 표현된 작품이다. 한때 독서모임에서 열풍이 불었던 작품이라고 하는데 논쟁거리가 많다. 하나하나 쓰자면 길고 지루하니 한번씩들 읽어보세용. 아래는 아마 쿠앙이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문단이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와닿았었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 모든 걸 신경쓰면서 살고있어서 피곤한 게 아닐까?

 

 

 

 

출판계에 정식 입문해서 작가가 되면, 그때부터 작가들 간의 경쟁의식과 명확하지 않은 마케팅 예산, 다른 작가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의 문제가 추가된다. 편집자들은 내글, 내 상상력에 함부로 손을 댄다. 세심하게 숙고하고 뉘앙스까지 신경 써서 쓴 수백 쪽에 달하는 글이 마케팅과 홍보때문에 아주 짧고 귀여운 트윗 정도 길이로 줄어든다. 독자들은 스토리뿐만 아니라 정치적, 철학적, 윤리적 입장에 자신들의 기대를 강요한다. 이제 내 글이 아니라, 내가 상품이 된다, 독자들은 나의 외모와 나의 재치, 현실 세계에서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온라인상의 불평에 내가 어떤 태도로 대응하고 누구 편을 드는가 하는 것까지 눈여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