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전시] 마르크 샤갈 특별전: 비욘드 타임

밍MING밍 2025. 6. 25. 10:29

 

 

1. 15년지기와 백수기간이 겹쳐서 좋은 점은 주에 하루 문화데이로서 전시를 같이 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 얼리버드로 구매해 둔 샤갈전 티켓을 가지고 길을 나섰던 6월 5일 오후 1시 날씨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다.

 

 

2. 1번 섹션 메모리에 전시되어 있는 샤갈의 그림은 환상문학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거꾸로 걷고 거꾸로 날고 두개의 푸른 얼굴과 붉은 당나귀가 있고, 형태는 기괴하고 색상은 선명한데 붓질은 다채롭다 주로 붉고 어둡고 푸르다는 게 신기했다. 그림의 색채는 짙고 어두운데 의도는 긍정적이라는점이 흥미로움.. (그가 살았다던 러시아 동네 자체가 햇빛이  안들었던 걸까..?)

 

 예술의 전당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샤갈의 개인작품보다는 출판사에서 의뢰 받아서 작업한 라퐁텐 우화와 성서 시리즈가 거의 주를 이루고 있어서 샤갈의 작품세계나 그가 의도하고 중요하게 여겼던 세계관이 무엇인지 알기는 좀 어렵다고 느꼈다. 그 어떤 예술가도 자신만의 작품으로 시작하진 않는구나, 어느 정도 기술을 갖추면 상업세계에서 돈을 버는 단계로 넘어갈 수 밖에 없구나 그게 자본주의...(?)의 어쩔 수 없는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샤갈은 우화와 성서작업에 본인도 즐거웠던 걸로 보임.. (+ 인복이 좋은 편이지 않았나 싶기도 함)

 

 성서 시리즈의 경우 종교적 경계를 넘어 인간의 삶과 감정 자연의 울림같은 본질적인 세계에 다가가고자 하는 의도도 담았다고 하니.. 그치만 나는 서양종교에 대해서 잘 몰라서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알아듣지를 못함ㅠ... 흑흑.. 심지어 이번 전시를 통해 히시딤이라는 유대인 종교도 따로 있다고 처음 알았음... 종교.. 그것은 대체 무엇인가.. 전쟁과 징벌과 구원과 평안과 평화를 함께 이야기하는 그것... (서양화가와 종교는 도통 떼낼수가 없어서 언젠가는 한번 공부해보고 싶긴 하다.)

 

 

판화라인 넘어가면 보이는 <마술피리의 기억> / 여기 섹션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런식으로 같은 그림을 다른 방식으로 그린걸 비교해볼 수 있도록 배치해 놨는 데 느낌다른게 한번에 보여서 재밌었음

 

그가 영원히 사랑한 벨라

 

 

3. 시대가 불안정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마 전쟁이 나지 않았다면 샤갈은 러시아로 돌아가 편안한 예술활동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러시아 출생 프랑스 화가로 활동하면서 내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해온 게 아닌가 싶다. 유랑아닌 유랑하는 삶을 살며 그가 가장 확신할 수 있는 요소는 본인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며 가장 강렬한 감정인 '사랑'에 약간의 집착을 한듯. 바비와 재혼까지 했지만 샤갈은 벨라를 영원히 사랑함.. 그건 아마 벨라라는 존재 자체가 샤갈이 뿌리내릴 유일한 땅이였던 거 아닐까. 내내 유랑하는 삶을 살다가 결국 말년에 지중해를 제2의 고향으로 삼다니 역시 태양의 효과란. 오디오 도슨트에서 내내 샤갈은 색으로 감정을 표현한 작가라고 설명을 해주는데 어떤 색이 무슨 감정을 표현했는지 좀더 말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8번 섹션 꽃 파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샤갈의 가장 솔직한 감정을 옅본거 같음 특히 장미다발에서 나는 그리움을 느꼈다. 전시에서 가장 강조하는 그림은 샤갈의 화실그림인데, 나는 흰장미꽃다발 그림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만개한 흰 장미꽃다발에서 공허함이 가장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에게 흰색이 그리움과 공허의 감정이라는 알게쑴)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어떤 그림인지 찾아볼수가 없다는 게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출구에 있는 마르크 샤갈의 사진. (줏대있는 몽상가 같은 관상임)

 

모든 생명이 결국 끝을 향해 나아간다면
우리는 그 끝을 맞이하기 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우리의 삶을 채워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