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너무 그림만 보는 거 같아서 라이트하게 사진전도 가보자! 해서 예약했던 요시고 사진전. 저번 첫번째 사진전이 꽤나 핫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때만해도 내가 전시에 관심이 없었어서 그런갑다 하고 넘어갔던. 그리고 '요시고'라는 이름이 너무 일본틱해서 더 관심이 없었던 거 같다. 그러나 그것은 엄청난 오해였던. 찾아보니까 나같이 오해한 사람이 꽤나 많았다. 자세한 작가 설명은 아래에

2. 스페인 화가인 호아킨 소로야를 좋아하는데, 시원한 데 뜨겁고 여유로운데 역동적인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호쾌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요시고의 사진도 그런 면모를 담고 있어서 지중해에 사는 지역적인 특색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언젠가 스페인을 꼭 가보리.

3. 휴가와 쉼, 여행이라는 테마에 맞게 그는 해변에서 시간을 즐기는 사진으로 전시는 시작을 한다. 그는 예전에는 멀리서 해변을 찍는 방식을 많이 썼는데, 요즘은 피사체에 많이 가까이 다가가서 찍는다고 한다. 특정대상을 찍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혹은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이전에는 있었던 거 같다고 전시장에 써져있었던거 같은데 기억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치만 나는 요시고 특유의 멀리서 찍은 해변가가 좀더 좋다. 2017년도쯤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적이 있는데, 그때 친구들과 아무생각 없이 갔던 제주도가 떠올랐다. 애월의 해변에 서서 맑고 푸른 지평선 너머를 보며 자연 안에 나는 한없이 작고 하찮은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으며 존재의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떠올라서 왼쪽사진을 한참 바라봤다. (20대의 비대한 자아란..ㅎ)



4. 그외에도 요시고는 다양한 사진 기법을 연구중이라고 했는데 2번섹션의 워터가 확실히 인상깊고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감상한 파트였다. '그림'의 흐름을 보면 참 스케치와 사진이 서로 주고 받는 영향을 무시할 수가 없는데, 드로잉이 극사실주의의 방향으로 가면 사진은 '그림같은 사진'을 찍어보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이거도 그 일환으로 개인적으로 너무 흥미로웠음. 사진은 그림을 따라가고 그림은 사진을 따라가고 예술계의 순환이란. 영상도 아닌데 빛과 움직임으로 저런 순간을 포착해내다니 만약 영상으로 구현되면 어떤 움직임일까. 어릴 적 미술시간에 했던 스크레치 아트 기법이 생각났다. 빛을 긁어내는 느낌과 형상을 예측할 수 없는 물의 만남이라니. 바다와 물의 색감이 다 다른게 신기하다 일그러진 형태나 복상이나 피부에 따라 달라지는 색감이 신비하다고 느껴졌음. 그리고 벗고잇는 사람들을 직었는데 전혀 선정적이지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요시고의 사진 기법을 판타지 장르에 접합해보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궁금함. 요시고가 이런 기법들을 더 연구해주면 좋겠다.


5. 이후로는 도쿄, 서울, 뉴욕의 도시들을 담은 사진들이 이어지는데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쿄의 비즈니스 건물사진을 보며 익숙함을 느꼈다. 서울에도 저런 풍경은 많을텐데..? 새삼스럽게 그가 예술인이라는 걸 느낌 회사 다녀본 적 없으시군요 꺼지지 않는 건물에서 고단함과 고독을 느끼다니.. ㅎㅎ + 일본의 사진들이 약간 포커스 나가있고 뿌옇고 그랬는데 일본에서 렌즈가 깨졌는데, 느낌이 나쁘지 않아서 깨진 렌즈로 계속 찍었다고 한다. 그런거 보면 도구를 굳이 애지중지 안해도 되긴 하는 듯. 특히나 요시고는 실수나 즉흥성에서 더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하니 뭐,, 우연이 만들어낸 예술 버전2라고 보면 될듯하다..
일본은 고독과 고단함이고 한국은 활기와 명랑함을 느꼇다는 그,, 확실히 도쿄는 도시적인데 한국은 시장 골목 이런 걸 많이 찍었음 + 왜곡과 반사를 정말 좋아하는 듯
뉴욕 파트에서는 비오는 배경 + 흐리멍텅한 초점 + 포인트 색감을 가진 인물 등등의 소재들이 사울레이터의 사진과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설명을 보니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괜히 아는 거 나왔다고 반가웠던.ㅋ

6. 이후로는 미국의 66번 국도를 달리며 찍은 사진들이 이어진다. 해뜰때-아침에 찍고 대다수의 시간을 이동에 썼다고 하는데, 그는 가장 그가 힘든 시기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라고 회고한다. 그랬을 거 같다. 끝없이 펼져진 길을 홀로 달리다 보면 아득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아니면 우울하고 고독해서 홀로 달리는 길을 선택했을 지도. 그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다고 이야기 하며 전시를 마무리한다. 아이디어가 고갈났는지(?) 다음에 뭐 찍으면 좋을지 인스타그램으로 댓글에 남겨달라고 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 그의 색감, 구도, 새로운 기법에 대한 도전 정신 등이 왜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지 알 것 같았던 전시. 다음에 또 온다면 시즌1에서 보여줬던 해질녁 해변 사진을 걸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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